우리 전통의 맥을 잇고 있으나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형유산이 '예비 무형유산'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중국의 '문화공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실효를 거둘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14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외된 비지정 무형유산을 위한 '보전 목록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무형유산으로 지정하기 전 단계로, 국가무형유산이나 시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보전 가치가 큰 유산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목록으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9월 말 기준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유산은 164개 종목이며, 문화유산 분야에서 최근 도입한 '예비문화유산' 제도와 비슷한 방식이다. 국가유산청은 공모전 등을 통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무형유산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며, 현재 제도 신설을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번 계획은 중국이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유산을 자국의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실이 국가유산청에서 제출받은 '한국 전통에 대한 중국의 문화공정 대응 종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동북 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에서 조선족 관련 전통문화를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사례는 중복 포함 23건이다. 아리랑과 판소리, 추석, 김치 제작 기술, 씨름, 장고춤, 학춤, 농악무, 가야금, 전통 복식, 회갑례 등이 포함됐다.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굉장히 심각하고 당황스럽다"며 "한민족의 역사를 '문화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왜곡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한민족의 무형유산 전승 체계를 강화하고 우리 무형유산의 정체성을 철저히 지키겠다"며 향후 무형유산 정체성 보호에 관한 국제적 의제를 선점하고 역사 왜곡 대응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파급력이 높은 K-콘텐츠에 전통문화를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다국어 설명자료를 전 세계에 배포할 계획이다.


